日, 육지에서 키우는 참복 양식 _팀 베타 일일 콤보_krvip
<앵커 멘트>
최근 일본에서는 복어를 해상 가두리 양식장이 아닌 산 속의 육상 양식장에서 키우는 데 성공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한 자치단체의 영농법인이 지구온난화 등으로 해상 양식이 어려운 시대가 올 것에 대비해 고안했다고 하는데요.
품질 관리와 채산성 면에서도 전혀 문제가 없다고 합니다.
값싼 중국산에 밀리고 있는 우리 양식 어업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해주고 있는 일본의 육상 양식을 김대회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올 가을쯤에 출하될 참 복입니다. 치어에서 열 달 가까이 자라 700그램까지 성장했습니다.
대개 치어를 입식해 1년 반이 지나 1Kg이 되면 출하합니다. 일본에서는 '자주 복이라 불리고 우리는 참 복이라 부르는 이 복어는 24시간 끊임없이 헤엄치는 어종으로 육질이 뛰어나고 맛이 담백합니다.
양식 어종 가운데 가장 비싼 것이 바로 복어입니다. 그러나 복어는 스트레스에 아주 민감해 환경이 조금만 맞지 않아도 집단 폐사하는 경우가 많고 수온 관리도 어려워 양식하기가 매우 까다롭습니다.
양식장이라 하면 대개 바닷가에 있거나 해상 가두리로 하는 것이 상식이지만 이곳 참 복 양식장은 바다에서 80Km나 떨어진 산속에 있습니다.
지난 2004년 설립된 영농법인이 그동안의 양식 경험도 없이 시작해 첫 해는 실패했지만 시행착오 끝에 성공을 거둬 지난해 가을부터 출하를 시작했습니다.
<인터뷰> 오바(양식장 대표) : "적조나 이상기온, 온난화 문제로 인해 해상 양식장이 어려운 시대가 올 것으로 보고 내륙에서 양식을 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는 점을 앞서 예상했습니다."
대형 수조 네 곳에는 현재 4만여 마리의 참 복이 자라고 있습니다. 물은 바닷물과 지하수를 절반씩 섞어 사용합니다. 수조의 물은 탁해 보이지만 산소가 충분히 공급된 무균의 아주 깨끗한 수질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양식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물입니다.
이곳 육상 양식장은 물을 깨끗하게 정화해 순환시키는 방식을 택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바다 가두리 양식장과 같이 복어가 집단 폐사하는 경우가 없습니다. 바다에서 멀리 떨어진 육상 양식장인 만큼 바닷물을 수송해 계속 공급하는 것은 비용이 많이 들어 채산성이 떨어집니다.
따라서 물을 흘려보내는 방식이 아닌 '폐쇄 순환식' 방식으로 물이 자체 수조를 빙빙 도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것입니다.
수조의 물이 침전 저수조로 옮겨지면 부유 물질이 한 차례 걸러지고 박테리아 층을 통과해 또 한 번 정화가 됩니다. 그리고는 수로를 거치면서 UV, 자외선을 받고 산소가 공급됨으로써 물속에 있는 각종 세균이 죽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물의 손실률은 1%에 불과하기 때문에 양식장 수조 물은 이틀에 한 번씩 바닷물과 지하수를 조금씩 보충해주면 됩니다. 육상 양식장의 이점은 적조나 세균 피해가 없고 계절에 관계없이 수온을 관리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그만큼 비용은 많이 들지만 치사율이 낮아 채산성을 맞출 수 있습니다.
<인터뷰> 기쿠지(영농법인 영업부장) : "우리 양식장은 치사율이 10%입니다. 해상 양식은 치사율이 60%나 됩니다. 세균 등으로 해상 양식은 치사율이 훨씬 높아 더 이상 좋아지지 않습니다."
또 복어는 서로 심하게 물어뜯기 때문에 극도로 신경을 써야 합니다. 이빨을 자르지 않으면 꼬리를 물어뜯게 되고 이렇게 물린 복어는 금방 죽게 됩니다.
<녹취> 스즈키(양식장 관리담당) : "대체로 출하하기까지 4차례 이빨을 잘라 줍니다."
일본에서 소비되는 활어 복어는 연간 만 천 톤 가량 됩니다. 이 가운데 천연 복어가 6천 400톤이고 양식이 4천 600톤으로 여전히 바다에서 잡히는 천연 복어가 더 많습니다.
일본에서의 복어 요리는 회와 지리 그리고 튀김 등입니다. 바다에서 잡히는 천연 복어가 절정기의 10분의 1로 급감하면서 최근 음식점에서는 양식 복어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미나미(복어 전문점 요리사) : "천연 복어는 회를 뜨면 딱딱하고 냄새도 있지만 양식 복어는 부드럽고 냄새도 적어 반응이 좋습니다."
복어 요리는 가격도 비싼데다 독을 제거하는 전문 요리사가 없으면 접하기 어렵습니다. 이 육상 양식장은 일반 가정이나 전문 요리사가 없는 식당에서도 복어 요리를 즐길 수 있도록 양식장 인근에 복어 가공 판매장을 만들었습니다. 전문 요리사가 복어 독을 제거해 주기 때문에 안심할 수 있습니다.
<녹취> 쯔카하라(복어 요리사) : "독은 모두 제거했으니까 집에 가져가서 신선한 회나 튀김 등의 요리를 간단히 즐길 수 있습니다."
또 급속 냉동을 하면 선도가 그대로 유지되기 때문에 가정에서도 복어 회를 맛볼 수 있습니다. 육상 양식 연구에 몰두하고 있는 곳은 전력 중앙연구소입니다. 이 연구소는 일본의 전력회사들이 출자해 만든 연구소입니다. 전기와 복어 양식은 관계가 없어 보이지만 사실은 깊은 관계가 있습니다.
<인터뷰> 기쿠지 고타로(수석 연구원) : "많은 발전소가 바다 인근에 들어서니까 어업계와는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어민들에게 육상 양식을 제시해 공헌하고 싶습니다."
일본에는 현재 참 복을 양식하는 대규모 육상 양식장이 다섯 군데 있습니다. 육상 양식장이 성공을 거둬 지난해 가을 처음으로 복어가 출하되자 일본 언론들도 크게 관심을 보였고 인근 지방자치단체에서 견학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인터뷰> 오노데라(구리하라시 과장) : "위험성은 있지만 그 이상의 수입이 되면 하나의 산업이 될 것입니다. 먼저 이곳 성공 사례를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곳 육상 양식장은 첫 해에는 재미를 보지 못했습니다. 시설비가 너무 많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양식장 옆에 산업쓰레기 소각장을 운영하면서 쓰레기 소각 열을 활용해 비용을 줄이고 있습니다.
<인터뷰> 기쿠지 겐타(양식장 총괄부장) : "우리 양식장은 현재 채산성이 매우 빠듯하지만 시설비를 낮추게 되면 충분히 채산성이 있다고 봅니다."
이 육상 양식장은 '산에서 키운 복어'로 상표 등록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산속에서 바다 고기를 양식하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었지만 가능하다는 것이 입증됐습니다.
아직은 초기 단계에 불과하지만 앞으로 고급 참 복은 육상 양식장에서 나올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